네덜란드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 짐칸에서 구더기가 무더기로 쏟아져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한 디트로이트행 델타항공 여객기가 객실 내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이륙 1시간 만에 회항했다.
당시 기내 좌석 위 짐칸에 있던 가방의 문이 열려있었으며, 그 안에는 썩은 생선이 여러 마리 들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생선에서 생긴 구더기들이 승객들 머리 위로 쏟아진 것이다.
문제의 좌석 앞쪽에 앉아있었다는 한 승객은 "뒤에 탄 여성이 승무원에게 '구더기가 머리 위로 와르르 떨어지고 있다'며 소리쳤다"며 "뒤돌아보니 구더기가 좌석 위에서 꿈틀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근처에 있었다는 다른 승객도 "처음엔 (생선 봉지가) 밀봉돼 있어서 냄새가 별로 안 났지만, 가방을 연 후에는 끔찍한 악취가 났다"면서 "(가방 주인은) 승무원의 물음에도 처참한 상황과 달리 침착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해당 비행기에 탑승한 다른 승객들의 목격담도 이어졌다. 이들은 "정말 역겨웠다. 수백명의 여행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등 반응을 보였다. "네덜란드로 회항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항공편을 기다리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낭비했다"라고도 토로했다.
뉴욕포스트는 "문제의 가방 안에 신문지로 감싼 물고기가 있었다"며 "이 가방을 소지한 승객은 구금됐으며, 여행 가방은 소각처리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항의가 잇따르자 델타항공 측은 피해를 본 승객들에게 항공 마일리지 8000마일과 호텔 객실 보상, 식사권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문제가 발생한 항공기를 청소하기 위해 운항을 중단했다고도 밝혔다.
델타항공 관계자는 외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내 수하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비행 중단의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