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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공세…철강업계 "반덤핑 제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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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에서 수입한 저가 철강재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요청 움직임을 보인다.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철강 제품의 무더기 유입으로 올해도 철강 업계 실적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저가 제품에 아우성
1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중국산 철강재는 873만t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9.2% 늘어난 수치로 2017년 이후 최대 수입량이다. 일본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560만t이다. 두 나라 철강재가 전체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2%까지 늘었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재의 저가 공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의 지난해 총수출량은 9000만t이다. 이 중 약 9%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 업체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바오우스틸 등 중국 대형 철강사들이 자국 내 수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재고 물량을 해외로 싸게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에 수출되는 주요 철강재는 판재류의 기초 소재인 열연강판과 조선용에 주로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후판이다. 후판의 경우 일본과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았지만 중국 업체의 품질 향상과 함께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후판 수입량은 지난해 199만t으로 2016년(216만t) 후 처음으로 200만t에 육박했다. 열연강판 역시 어렵다. 포스코의 지난해 열연강판 내수 판매 물량은 전년 대비 20만t가량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열연강판은 제품 그 자체로도 쓰이지만 후공정을 통해 냉연강판, 도금강판 등 표면처리 강판의 원자재가 된다. 용도에 따라 자동차구조용, 강관용, 고압가스 용기용 등으로 제조돼 자동차, 건설, 조선, 파이프, 산업기계 등 산업 전 분야에 쓰인다.

중국 제품을 선호하는 중소·중견 기업 등 고객사도 늘고 있다. 주 거래처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에서 중국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견·중소 회사들이 관건
한국 철강업계는 외국 기업들이 자국 유통 가격보다 5~10% 저렴하게 국내에 제품을 팔아넘긴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내수시장 수요 부진으로 발생한 초과공급 생산 물량을 지리적으로 가깝고 무역 보호장치가 없는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유통되는 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외국산에 비해 5% 안팎 비싸다. 지난해 10월 초엔 국산이 92만원일 때 외국산이 83만원으로 9.8%가량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의도적인 가격 후려치기 관행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 보호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13개국을 상대로 반덤핑 규제를 시행 중이다. EU도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제품에 규제를 걸었다. 한국은 이런 규제가 없다.

국내 철강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조사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로사에서 철강재를 공급받는 중견 중소 압연·강관사가 반덤핑 관세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점이 문제”라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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