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민생·안보 등 국내 현안을 이유로 독일과 덴마크 순방 일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정 운영을 이유로 순방 일정을 늦춘 것 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국가 간 정상외교 일정을 사나흘 전에 갑자기 취소한 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다"며 "기가 막힌 건 왜 취소했느냐에 대해 북한의 도발 우려 때문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핑계를 대도 댈 핑계가 따로 있지 어떻게 국가 안보를 걸어 정상외교를 갑자기 취소한 이유를 만들 수 있느냐"며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국가 정상 외교를 갑자기 취소했는데 그 이유가 북한의 도발 문제 때문이라면 '바로 남침이라도 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정말로 해외 순방이나 정상 외교를 포기해야 할 만큼 북한의 도발 우려가 큰가. 그 정도라면 대한민국 경제가 대체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런 얘기 자체가 민생과 경제를 위한 순방 외교가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망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에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순방 연기가 김건희 여사나 총선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의료계 집단행동 가능성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연기했다면 잘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이유로 순방 일정을 늦춘 적이 없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고 했다.
이어 "두 달도 남지 않은 총선을 위해 돌아야 할 총선 격전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고려일지도 모른다"며 "무엇이 되었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연기를 호의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의사 단체들의 집단행동 예고, 잇따른 북한의 군사 도발 상황 등을 고려해 독일과 덴마크 순방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국내에 머물면서 민생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