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양대 노조 직원 및 가족들이 서울시에 생존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TBS 노동조합(이하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 지부(이하 언론노조 TBS지부)는 직원과 가족 397명이 쓴 TBS 생존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전달했다.
이번 호소문은 소속된 노조 구분 없이 TBS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직원의 가족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해 TBS 생존을 호소하는 간절함을 담았다.
결혼을 앞둔 직원과 예비 부모가 되는 직원들은 당연히 축복받아야 함에도 실직 위기라는 매서운 현실에 무력감과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고,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의 꿈마저 포기를 고민하는 직원도 있었다.
"지금 당장 회사가 없어진다면 분윳값, 기저귓값을 어디서 충당해야 할지부터 생각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전략기획실 ○○○사원)
"현재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근무하고 있는 직장이 사라진다면 이제는 계획조차도 세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막막하기만 하고 꼭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 걱정이 앞섭니다." (라디오 제작본부 ○○○사원)
"지난해 여름, 남편의 심장병이 발견되어 현재 AR(대동맥판막역류)4기·산정특례대상 중증질환자로 9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아야만 합니다. 이제 저희 집안의 가장은 제가 되었습니다. 남편의 수술 후에는 제가 벌어오는 급여가 두 식구의 유일한 수익이 되겠죠. 하지만 이 회사가 없어지고 나면 이마저도 사라집니다." (보도본부 ○○○사원)
"지난해 TBS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 폐지 조례를 통과된 이후 저는 불안감에 수면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가정에 있어서 가장 큰 타격은 가정 경제 불안입니다. 현재 우리 가족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입니다. 이제 중학생이 된 남매를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합니다" (TV 제작본부 ○○○사원 아내)
노조 집행부는 함께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탄원서를 직접 전달했으며, 현재 오세훈 시장과 김현기 의장의 응답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환 TBS 노동조합 위원장은 "출연기관 해제는 폐국 통보나 마찬가지인 만큼 직원과 가족들의 절실함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TBS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열린 제321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출연 동의안'을 가결했다.
2024년도 서울특별시 및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은 45조7405억원이었으며 서울시 예산에 '미디어재단 TBS 출연금'은 편성되지 않았다. 당초 1월 1일부로 TBS에 대한 서울시의 재정 지원이 중단될 예정이었으나 5월 31일까지 지원이 가능해지게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