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글로벌 혁신 특구에 처음으로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오 장관은 "올해 새로 조성되는 글로벌 혁신특구의 가장 큰 차별점은 네거티브 규제가 전면 시행된다는 점"이라며 "명시적으로 열거한 제한, 금지사항을 제외한 신기술 실증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부산 글로벌 혁신특구 내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부산 글로벌 혁신특구 간담회'에서다. 이 행사는 참여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중기부와 부산시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부산시는 차세대 해양 모빌리티 특구를주제로 지난해 12월 강원, 충북, 전남과 함께 글로벌 혁신특구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 장관과 박형준 부산시장, 류동근 한국해양대 총장과 해양 모빌리티 관련 중소기업들이 참석했다.
김종섭 에코프로HN 사장은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까다로운 수소규제와 관련해 특구에서는 인증이나 실증평가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며 "이런 인증시스템 같은 기본 인프라가 잘 구축돼야 특구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 장관은 "오늘 현장 돌아보면서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정말 체감했다"며 "실증 인프라는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중앙정부가 50%정도 예산 지원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가스밸브, 수소 디스펜서(충전기) 등을 제조하는 MS이엔지의 신현대 대표는 "수소 충전기 등 육상장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구비용이 많이 들고 정부지원금도 많이 투입된다"며 "정부가 투자해서 개발하는 이런 제품이 가능하면 국내에서 많이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그러자 오 장관은 "실증이 완료된 기술은 그 이후 실제로 쓰여야 트랙레코드가 쌓이는 것"이라며 "그런 건 패스트트랙으로 정부에서 먼저 공공조달을 통해 구입해서 쓸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놨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박형준 시장은 "글로벌 혁신 특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딥테크놀로지를 개발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사업화를 용이하게 해서 이를 통해 새로운 기업들이 창출되는 것"이라며 "기존 기업들은 특구 사업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장관은 "네거티브 규제혁신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걸 해보는 것"이라며 "중기부 입장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꼭 성공하길 바라고 있고 앞으로 긴밀하게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