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 등 사이에서 불화설이 제기되면서 온라인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경질 위기에 몰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나 책임론이 대두되는 축구협회가 외신에 불화설을 흘린 것이 아니냐면서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영국 더선은 13일(현지시간)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이 아시안컵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 6일 한국과 요르단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오른손 중지와 검지를 테이핑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더선은 이 경기 전날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이 저녁 식사 후 탁구를 치겠다는 이유로 자리를 일찍 뜨려 했다고 전했다. 평소 이러한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겨온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다시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졌다고 한다. 더선은 "손흥민은 선수들을 진정시키려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러한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한 관계자는 "더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손흥민 팬 대 이강인 팬 구도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손흥민 팬들은 이강인의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진실을 말해라", "탁구 선수로 전향하냐", "군 면제 받았으니 대표팀 안 해도 되는 거냐", "캡틴에게 감히? 이강인 다시 봤다" 등 공분을 쏟아냈다.
이강인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각자가 프로 선수들인데, 손흥민의 꼰대질이 지나쳤던 것 아니냐", "술 마시거나 여자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고, 동료끼리 탁구 치러 간다는데 시비걸면 나라도 개긴다" 등 반응을 내놨다.
일부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고 해당 사실을 언론에 흘린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펼쳤다. 축구협회는 13일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놓고 임원진 회의를 진행했다. 이에 임원진 대부분은 경질론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이석재 협회부회장에 따르면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 "4강까지 올라갔는데, 이런 걸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계속 대표팀을 이끌 의사를 피력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 경우 지불해야 할 위약금은 약 60억~7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