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손해보험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 연간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던 기업에서 수천억원대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잠정)이 302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1946년 대한화재해상보험으로 회사가 세워진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전년 631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를 통한 보험계약마진(CSM) 증가, 보험계약 질적 개선, 투자자산 리밸런싱(재조정)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작년부터 새 회계제도(IFRS17)를 적용해 실적이 좋아진 측면도 있다.
장기 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2022년 1조8669억원에서 지난해 2조1336억원으로 14.3% 늘어났다.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장기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6.2%로, 전년 80.2%에서 6.0%포인트 높아졌다.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면서 CSM 성장세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CSM은 2조39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1조6774억원보다 42.9% 증가했다. 보유 CSM 중 신계약 CSM 비중은 22.9%로 업계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향후 CSM과 보험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험계약의 질적 개선을 통해 손해율은 크게 낮아졌다. 장기·일반·자동차보험 등을 합한 전사손해율은 지난해 81.6%로 나타났다. 전년 86.5% 대비 4.9%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투자영업손익은 71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부자산 평가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382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예실차 비율은 1.8%였다. 예실차는 예상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 보험금·사업비의 차이를 의미한다. IFRS17에서 계리적 가정의 정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회사 관계자는 “예실차가 양수라는 것은 최적의 가정 아래 정확한 CSM 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