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소비 침체 속에서도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슈퍼 통합 소싱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백화점·e커머스·하이마트 부문의 사업을 효율화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사업부별 실적이 개선되면서 2017년부터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아 온 당기손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8일 발표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회계 기준 변경 등으로 6년간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났다.
흑자 전환은 대부분 사업부에서 영업이익 규모를 키운 덕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5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늘었다. 경기 침체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연간 가이던스 및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로 평가된다. 매출은 전년보다 5.9% 줄어든 14조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 부문에선 국내 주요 3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낸 서울 잠실점·본점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매출(3조3033억원)을 달성했다. 저마진 상품인 명품·리빙보다 마진이 큰 패션 매출이 늘었고 판매관리비를 절감해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해외에선 지난해 9월 문을 연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초기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매출은 크게 늘었다.
2022년 말부터 시행한 롯데마트·슈퍼 통합 소싱 효과도 컸다.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873억원으로 80.4% 급증했다. 2014년 이후 10년 만의 최대 흑자다. 롯데슈퍼의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구매력을 키워 가격 경쟁력을 높인 덕이다. 현재 통합 소싱 품목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다 향후 정보기술(IT)과 물류까지 통합이 이뤄지면 수익성이 더 개선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부문은 적자 폭을 꾸준히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856억원으로 전년보다 703억원 감소했다. 물류비용과 IT 운영비 효율화의 효과다. e커머스 부문의 매출은 6개 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낸 롯데하이마트의 턴어라운드도 롯데쇼핑 영업이익 증가에 일조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리뉴얼과 고마진 상품 비중 확대를 통해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홈쇼핑 부문은 지난해 6개월 새벽 방송중지 처분의 여파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89.4% 줄어든 83억원에 그쳤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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