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3년 연속 4조원대를 기록했다. 2021년 처음 4조원을 넘긴 이후 2022년, 지난해 모두 4조원을 웃돌았다. 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올해는 합산 영업이익 4조원대를 사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4조401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4조3835억원)보다 약 0.4% 증가했다.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을 제외한 두 곳은 2022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5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8% 증가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조6498억원, 9980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각각 2.4%, 7.7%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동통신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디지털 전환 인프라 구축 등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전해졌다. KT는 지난해 4분기 무선통신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0.02% 감소했다.
올해엔 4조원대 영업이익 사수마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주문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통신 3사는 지난해 5G 중간 요금제 신설에 이어 올해 5G 요금제 최저 구간 인하 등을 추진 중이다. KT가 지난달 월 3만7000원짜리 5G 요금제를 먼저 내놨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달 3만원대 5G 요금제 최저구간을 신설한다. 이 같은 조치의 영향은 올해 실적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선 비(非)통신 분야 사업의 수익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통신 3사는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신사업에서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다.
KT는 이날 통신 3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6조387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2.4% 감소한 1조6498억원에 그쳐 아쉽다는 평가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올해는 정보기술(IT) 역량 강화와 근본적인 사업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