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중동 및 동남아시아 시장 점검에 들어갔다. 이달 하순에는 차세대 이동통신(6G) 및 차량용 반도체 고객사가 몰려 있는 독일과 스페인 등 유럽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불법 경영권 승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아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후 첫 대외 행보로 그동안 꼼꼼히 챙기지 못한 글로벌 시장 점검에 나선 것이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중동행(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천문학적 규모의 ‘오일머니’를 투입해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왕족 등 현지 유력 인사를 만나 6G 등 차세대 통신망과 최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및 기기 판매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중동 출장을 마치는 대로 말레이시아로 향한다. 말레이시아는 삼성SDI가 1조70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 등 삼성의 동남아 생산·판매 거점국가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말레이시아 스마트폰·TV·가전 시장에서 지난해 출하량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중동·동남아 출장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힘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 회장은 이달 하순 유럽 시장 점검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6~2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회장이 MWC를 찾은 것은 2013년이 마지막이다. MWC에 참석하면 고객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6G 관련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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