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하는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4.30포인트(0.71%) 하락한 3만8380.1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80포인트(0.32%) 밀린 4942.8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1.28포인트(0.20%) 떨어진 1만5597.68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전일 미국 CBS '60분' 인터뷰 내용에 따라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인터뷰에서 시장이 금리 인하에 지나치게 열중하고 있고 이제 그러한 기대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2%까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다고 말한 바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미니애폴리스연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에세이에서 이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
파월 의장 발언에 따라 전기차주가 대체로 하락했다. 니콜라는 6.81%, 리비안은 4.23%, 루시드는 2.72% 각각 급락했다. 특히 테슬라는 실적 경고가 겹치며 4% 가까이 급락했다. 맥도날드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발표하면서 3% 이상 밀렸다. 반면,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보잉의 주가는 미인도 737맥스 여객기에 추가 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1% 이상 하락했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주가는 지난 금요일 늦게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10% 이상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엔비디아 목표가를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4% 이상 올랐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 상장 기업 중에서 46%가량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2%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헬스와 기술을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서비스업 지표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ISM이 발표한 1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2보다 높은 수준이다. 12월 기록한 50.5보다 2.9포인트보다도 높다. 미국의 서비스업 PMI는 13개월 연속 50을 웃돌아 확장세를 유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Fed가 내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16%를 기록했다.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1.7%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8포인트(1.30%) 하락한 13.67을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서비스업 경기 확장세 영향으로 국채 수익률 상승, 달러 강세가 나타났음에도 개별 기업 모멘텀에 주목하며 낙폭 축소 후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업 경기는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어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뉴욕 유가는 투자자들이 중동 위험을 두고 관망세로 돌아서며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69% 오른 배럴당 7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은 이란과 연계된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IRI)의 공습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사망하자 이달 2일 시리아·이라크 내 이란 혁명수비대와 관련 민병대를, 3일엔 친이란 예멘 반군을 잇달아 보복 공습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