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 운전으로 오토바이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숨지게 한 20대 클럽 DJ 안모씨가 5일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안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3일 오전 4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배달원 A(54)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으나 경찰은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그는 마약 투약은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이날 오후 2시 40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구호 조치를 안 했는데, 돌아가신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했다. '들이받은 걸 알고 있었냐'는 물음에는 "몰랐다"고 했다.
온라인에는 안씨가 사고 직후 피해자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망한 피해자 A씨는 홀로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장이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을 주도적으로 추적했던 유튜버 카라큘라는 지난 4일 자신의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사망한 50대 (오토바이) 운전자는 홀로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장"이라며 "(가해 운전자는) 사고 직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강아지를 안고 있으며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에도 불응하다 현행범으로 체포,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의 공무집행방해 등 추가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 "수사해봐야 알 것 같다"며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향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