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제품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현지에서 사용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X(옛 트위터) 등 SNS에 따르면 비전프로를 쓴 채로 운전하거나 운동하는 사용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비전프로는 스키 고글 형태로 제작됐으며 착용하면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VR)이 겹쳐 보이는 특징이 있다. 별도 콘트롤러 없이 눈과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공간 제약 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원하는 크기로 배치할 수 있다.
비전프로는 1000명 넘는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했다. 기기엔 동작과 공간 등을 인식하기 위해 카메라 12개와 센서 5개가 탑재돼 있다. 애플은 비전프로를 '공간형 컴퓨터'로 정의했다.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출시한 첨단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받았다.
특히 고글을 착용한 채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용자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눈길을 끈다. 트위터 등에 공유된 영상을 살펴보면 한 남성은 비전프로를 착용한 채 운동을 하고 있다. 피트니스 의자에 앉아 운동 전 허공에 무언가를 조작하는 모습이 포착돼 시선이 집중됐다.
또 다른 사용자는 테슬라를 운전하며 비전프로를 사용하기도 했다. 공개 영상을 보면 운전자는 핸들에서 두 손을 완전히 뗀 상태에서 허공에서 손가락만 움직인다. 왼손에 핸들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무엇인가를 조작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 말미엔 경찰차가 등장한다. 전방 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운전자를 보고 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버스에선 후드티를 입은 남성이 비전프로를 착용한 채 누군가에게 어깨동무 하며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비전 프로에서 페이스타임(FaceTime) 통화를 하게 되면 영상을 실물 크기로 늘릴 수 있으며, 공간 음향을 적용해 통화 상대방이 위치한 곳에서 음성이 들리는 듯한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가정 집에서 비전프로를 사용해 게임을 하는 영상도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엔 약 80인치 크기로 게임을 하던 남성은 게임 중 화면의 가로와 세로 크기를 3m가량 늘렸다. 마치 실제 상황에서 게임을 하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미전 프로는 현재 북미 지역 애플스토어 전 매장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사전 판매에 들어간 비전프로는 약 20만대 넘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비전프로의 올해 판매량이 5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전프로는 지난해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된 직후 고가 논란이 일고 있다. 최저 판매 가격은 256GB(기가바이트) 용량 기준 3499달러(약 468만원)로, 당초 업계 예상 가격인 3000달러보다 높게 매겨졌다. 512GB와 1TB(테라바이트)는 각각 3699달러(약 495만원), 3899달러(약 522만원)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팀 쿡 애플 CEO는 출시 당일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애플스토어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 "비전 프로는 내일의 기술을 오늘 접하는 것”이라며 “가치를 생각하면 우리는 가격을 적절하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