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이후에도 상습적으로 법 위반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감독'을 할 수 있도록 재도를 신설한다. 또 올해부터는 스포츠구단, 헬스장 등 그간 감독이 소홀했던 업종, 분야를 중심으로 릴레이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
5일 고용부는 2024년 근로감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고의·상습적 법 위반, 근로자의 건강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즉시 사법처리' '과태료 부과'를 원칙으로 한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사업주의 준법의식 확립 및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차원에서다.
이를 위해 정기-수시-특별 감독으로 구성된 근로감독 종류에 '재감독'을 신설한다.
고액·다수 체불 사업장(피해 근로자 50명 이상, 피해 금액 10억 이상, 체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원칙으로 한다.
올해 '4개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 △생존을 위협하는 임금체불 △공정가치를 훼손하는 차별과 모성보호 △일과 삶의 균형, 건강권을 해치는 장시간 근로 △노동3권을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그밖에 청년이 다수 일하면서 노무관리가 취약할 우려가 있는 IT, 플랫폼, 대형병원 등에 대한 기획감독도 연중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스포츠구단, 헬스장 등 그간 감독이 소홀했던 업종, 분야를 중심으로 릴레이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서울지방고용청은 프로, 실업 스포츠 구단, 중부청은 IT·게임업 하청기업, 부산·대구청은 레저 스포츠업 등을 집중 단속한다.
30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6대 취약분야 중심으로 민간 협·단체와 역할을 분담해 집중 현장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30인 이상 기업은 그간 계층·분야별로 구분해 실시하던 정기감독을 '종합 예방점검'으로 확대 개편해 종합적인 예방과 자율개선 중심의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6대 분야는 ①청년 ②여성 ③외국인 ④건설 현장(산업안전 합동) ⑤고령자 ⑥장애인 다수 고용업종을 뜻한다.
최초로 재직근로자의 '익명제보'를 토대로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신고사건 다발 사업장에 대해서는 근로감독을 강화한다. 1차 익명제보센터 운영(~12월말) 결과 총 165건의 제보가 접수돼 1월부터 기획감독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감독이 종료된 사업장에 대해 과정의 적절성, 결과의 공정성, 인사노무관리의 도움 정도 등 의견을 직접 듣고, 건의 사항 등을 수렴해 제도개선에 반영하기 위해 '근로감독 국민평가제도'를 도입한다. 또 국민들의 감독 요구(청원)에 최우선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고용부의 강화된 근로감독은 임금체불 등의 급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 체불액은 1조7845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2.5% 급증한 역대 최대 금액이다. 피해 근로자는 27만5432명이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올해 우리의 목표는 공정?유연?활력?안전 등 노동시장의 4대 가치 확립을 통해 미래세대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노동개혁을 완수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노사법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엄정한 근로감독을 통해 약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