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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을 왜 하냐?"…'5.3조 주식' 허겁지겁 팔아치운 개미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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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2월 04일 16: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장(한국 증시)은 단타(단기 투자)해야죠."
"주식은 미장(미국 증시), 부동산은 국장(한국 부동산) 아닌가요?"

지난주 개인투자자(개미)가 몰린 커뮤니티마다 술렁거렸다. 이들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에서 5조원어치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 등을 '풀매도'했다. 개미가 팔아치운 주식은 외국인 투자자가 받았다.

개미의 단타는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주가부양책과 맞물린다. 제도 도입 기대로 주가가 뛰자 시세차익을 위해 허겁지겁 매도에 나섰다.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다 박스권에서 맴도는 한국 증시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 결과다. 개미들은 한국 주식을 매각한 자금으로 테슬라 등 미국 증시 종목을 쓸어 담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에 5조33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2일에는 2조489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개인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25일~이달 2일 개미 순매도 1위 종목은 현대차로 952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아(순매도 6397억원)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레버리지'(6118억원), 삼성전자(3482억원), 삼성물산(3204억원), KB금융(2669억원), 하나금융지주(191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775억원), 신한지주(1636억원), HLB(161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 대부분은 정부의 주가부양정책 기대주로 최근 주가가 뛰었다. 정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지 않은 기업을 외부에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개미가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대부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회사들이다. PBR 1을 밑도는 우량주다. 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현대차의 PBR은 0.5배 수준이다. 이 회사 주가는 1월25~2월 2일에 22.7%나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KB금융도 각각 26.7%, 29.0%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도 28.2%가 치솟았다. 이들 종목의 PBR은 0.28~0.56배 수준에 머물렀다.

이들 종목이 뛰자 개미들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집중 매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미가 집중 매도한 종목 상당수는 외국인이 쓸어 담았다. 외국인은 1월 25일~2월 2일에 코스피시장 종목 4조26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2일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9344억원으로 역대 2번째로 많았다.

개미가 집중매도에 나선 것은 정책 실효성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기투자에 매몰된 개인 투자자의 특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미들은 한국 종목을 매각한 자금으로 미국 주식을 쓸어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2월 2일에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5억8231만달러(약 7조6865억원) 순매수했다. 이들은 테슬라(3억5246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2650만달러), 엔비디아(1억1232만달러) 등을 집중매수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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