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아 기아가 지난 달 미국에서 전기차 할인 판매효과를 톡톡히 봤다. 두 회사의 전체 차량 판매량은 줄어들었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는 1만7916대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카(HEV)가 1만1266대를 팔며 6.7% 감소하며 부진했지만, 전기차(EV)의 판매량(6627대)이 1년 전보다 51% 급증하며 친환경차 판매를 이끌었다. 수소전기차는 23대 팔렸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량은 10만2902대로 4.9% 감소했다. 두 회사의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은 4만7543대, 5만1983대로 각각 1년 전보다 9%, 2% 줄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월부터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자에게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보조금과 동일한 금액인 '7500달러 직접 할인'을 제공하면서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는 전기차와 함께 현대차의 싼타페와 투싼, 기아의 스포티티와 쏘렌토 등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하이브리드모델도 이끌었다. 기아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모델이 1년 전보다 58.6% 많아진 2604대가 팔린 것을 비롯해 현대차의 싼타페과 투싼의 하이브리드모델이 각각 11.3%, 8.1%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에선 투싼은 내연기관모델까지 합쳐 지난달 미국에서 1만1116대를 팔리며 현대차의 전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으며, 기아에선 스포티지(9994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 현대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도 7638대 팔리며 인기를 이어갔다.
1년 전엔 미국에서 팔지 않았던 EV9(1408대)과 아이오닉 6(760대),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114대) 등도 미국 시장에서 안착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7.4%로 1년 전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랜디 파커 현대차미국판매법인(HM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기록적인 판매에 이어 1월은 도전적인 경제 환경과 금리로 어려운 소매 환경이 조성된 힘든 달"이라면서도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가 작년 대비 큰 성과를 냈고, '올-뉴 싼타페'가 딜러십 매장에 입고되기 시작하는 등 밝은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모델 변경을 앞두고 있는 GV80와 G80을 제외한 전 차종의 판매가 늘면서 1년 전보다 9.3% 더 많은 4293대를 팔았다. 기아는 카니발, 스포티지, 포르테, EV6 등 4개 모델이 역대 1월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토요타는 지난달 미국에서 1년전보다 23% 많은 16만5753대의 차량을 팔았고, 혼다는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9만321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스바루는 4만4510대로 1년 전과 판매량이 비슷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