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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번갈아 가면서 하세요"…직장 상사 막말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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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돌아가신 게 대수냐. 나와서 일해라."
"임신은 동시에 말고 번갈아 가면서 하세요."
"주변에 불 나도 매장 지키세요."


보기만 해도 충격적인 이 막말들은 직장인들이 꼽은 직장 상사에게 들었다는 최악의 발언 1, 2, 3위(위쪽부터)다.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은 지난 25일 '제2회 잡춘문예' 결과를 공개했다. 잡춘문예는 직장인들이 지난해 잡플래닛 올린 기업 리뷰 중에서 충격적인 내용의 리뷰를 따로 모아 직장인 256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최악'을 선정한 조사다.

부문은 '인류애상실상', '우리대표진상', '아껴서부자되겠상', '철컹철컹상' 등이다. 주제별로 공감을 가장 많이 얻은 리뷰 3개가 선정됐다.


먼저 '인류애상실상'은 직장 상사의 최악의 막말을 꼽은 것으로, 이 부문에서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할아버지 돌아가신 게 대수냐, 나와서 일해라'라고 했다"는 리뷰가 131표(51.2%·복수 응답 최대 2개)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임신을 번갈아 가며 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93표·38.7%), "주변에서 불이 났는데 연기가 계속 들어오는 와중에 매장 지키라고 해서 연기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93표·36.3%)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대표진상'은 회사 측이 사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거나, 이런 요구를 받은 리뷰를 추렸다. 이 주제에서는 "사장이 직원에게 돈 빌리려 한다"는 리뷰가 122표(47.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가끔 회장님 별장 청소와 회장 사모님 개인 화실 가구, 작품 이동 등 일이 발생함"(118표·46.1%), "대표가 기독교인이라 주말 출근하면 찬송가 틀어놓고 자기 짜파게티 끓여달라고 한다. 업무 바빠서 못하면 잘라버린다"(113표·44.1%) 순이다.


'아껴서부자되겠상'은 직원들의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짠돌이 회사'를 다뤘다. 1위는 127표(49.6%)를 차지한 "송년회에서 신세계 상품권 봉투에 구내식당 식권 1장을 넣어서 줌. 사람 놀리나"라는 내용의 리뷰였다. 2위(91표·35.5%)는 "대표가 너무 짠돌이. A4 용지 비싸다고 사용을 줄이기 위한 회의까지 열 정도. 탕비실에 맥심 커피밖에 없으면서 하루에 몇 개 마시는지 계산하고 누가 많이 먹는지 알아 오라고 함", 3위(88표·34.4%)는 "종이컵도 관리부에 요청해서 한 개씩 받아야 함"이다.

'철컹철컹상'은 성희롱 등 법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상사의 행동에 대한 리뷰를 추렸다. "여직원 속옷 색깔 맞추기로 점심 내기하던 영업부장들은 잘 있는지 모르겠다"가 138표(53.9%)로 1위, 이어 "워크숍에서 여직원들만 불러 회장 앞에서 훌라후프 돌리게 하고, 벌칙으로 엉덩이 이름 쓰게 한 것"(132표·51.6%), "여직원 한 명이 인형 옷을 벗기는 중이었는데, 그걸 보더니 '잘 벗길 것 같다'며 성희롱"(95표·37.1%)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일수록 우울 수준이 더 높다는 결과도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4~11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주간 정신 상태(우울) 점검'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결과를 보면 직장인들의 우울 척도 평균 점수는 5.62점으로 전반적으로 우울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들의 우울 척도 평균 점수는 8.23점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지 않은 응답자들(4.64점)에 비해 상당히 높다.

설문 문항은 우울증 선별검사(PHQ-9)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합산 접수 20∼27점은 심한 우울증 의심, 10∼19점은 중간 정도의 우울증 의심, 5∼9점은 가벼운 우울 증상, 0∼4점은 우울 증상이 없는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설문에서 '평소 하던 일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거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 '잠들기가 어렵거나 자주 깼다/혹은 너무 많이 잤다'는 응답은 42%에 달했다. 또 직장인 5명 중 1명(20%)은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 자해할 생각을 했다'고 응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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