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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교통비 15만원 넘는데…맘껏 타고 절반 아끼니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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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무제한 정기권 교통카드(월 6만2000원)인 기후동행카드가 본격 사용된 지난 27일,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교통비가 크게 절감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현금 결제만 가능하고 하차 때 태그하지 않으면 사용이 일시 중단되는 것은 불편한 점으로 꼽혔다.

서울 미아동에서 돈암동으로 매일 출근하는 자영업자 박세인 씨(36)는 “월 교통비가 10만원 안팎인데 돈을 많이 아끼게 됐다”며 반겼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만난 외국인 유학생 이엽씨(24)는 “버스비를 아낄 좋은 제도라 주변에도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직장인 이재성 씨(43)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매달 15만원 이상 쓰던 딸에게 제일 먼저 추천했다”며 “다른 가족도 필요한지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버스 동일 노선을 여러 번 타거나, 30분 넘어 환승해도 추가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불편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꽤 있었다. 현금으로만 충전할 수 있는 것을 문제로 지목하는 이가 많았다. 직장인 이혜인 씨(27)는 “요즘 누가 현금을 갖고 다니느냐”며 “인출기 찾아다니기도 쉽지 않은데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실물 카드에 30일마다 신용카드와 연동하는 자동 충전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두 번 이상 하차 태그 누락 시 24시간 카드 사용 중지’ 규칙에 대한 불만도 컸다. 회사원 박한별 씨(27)는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실수로 하차 태그를 못 하고 내릴 수도 있다”며 “다음날 바쁜 출근길에 이용 정지 화면이 뜰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경기지역은 이용 대상에서 빠진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진관동에서 경기 고양시 동산동으로 출퇴근하는 이도현 씨(31)는 “회사 바로 전 정거장인 지축역까지만 적용된다고 해서 사용을 포기했다”며 “경기·인천 등 지역을 나누지 말고 통합해 운영하면 좋겠다”고 했다.

기후 변화 대응의 효과가 클지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한 블로거는 “평소에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이 정도 할인으로 대중교통으로 넘어오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적었다. 일부 누리꾼은 “기후동행카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탄소 배출 저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날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한 시민이 약 7만1000명에 이른다고 28일 밝혔다. 버스와 지하철 이용 건수는 22만3284건이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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