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행위가 한 달 새 연속으로 벌어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10대 청소년에 의해서까지 벌어지면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많은 인파에 둘러싸인 상태에서 흉기로 목 부위를 습격당한 지 불과 3주 만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무방비 상태로 둔기에 의해 머리를 가격당했다.
배 의원을 공격한 중학생 A군(15)의 범행 동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련의 사건을 두고 정치 혐오가 도를 넘었을 뿐 아니라 폭력이 중대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우울증에 따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비공개 일정 중이던 그를 상대로 A군이 배 의원이 맞는지 여러 차례 확인했다는 점 등에서 계획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A군이 아직 15세의 미성년자라는 점 등에 비춰 정치적 동기에 의한 테러 행위로 규정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모방범죄일 가능성 등은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치적인 신념과 자신이 세상의 공정·정의를 실현한다는, 미숙하지만 분명한 자기 확신이 있었을 것"이라며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되면서 왜곡된 신념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상훈 우석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사이버상에서 정치적 이슈를 많이 봐온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모방범죄가 아닐까 싶다"며 "이 대표 사건을 계기로 폭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일종의 잠금장치가 풀렸을 수 있다"고 짚었다. 배 교수는 "어린 청소년의 어떤 분노가 SNS 등에서 돌아다니는 정치적 혐오와 연결되면서 각성했을 수 있다는 얘기"라며 "다만 A군의 계획이라는 건 이 대표 습격범처럼 흔히 말하는 열사, 비분강개 같은 형태는 아닌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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