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 김 수출액 10억달러 돌파를 목표로 한국 제품 규격의 국제 표준화에 나선다. 굴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서구권에서 인기 있는 품종의 양식 비중을 현재보다 30배 높이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양식수산물 핵심 품목 전주기 육성방안’을 수립해 25일 발표했다. 해수부는 김과 굴, 전복, 넙치 등 대표적인 국내 양식수산물 네 품목을 선정해 소비량과 수출 증대를 목표로 생산부터 유통·수출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먼저 아시아권에서만 통용되는 한국 김 제품 규격이 국제 표준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국보다 요오드나 카드뮴 수치를 까다롭게 보는 수출국의 불합리한 비관세장벽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안정적인 김 생산을 위해 육상 생산 기술도 개발해 상용화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초격차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굴의 경우 미국과 유럽 소비자로부터 인기 있는 ‘개체 굴’(껍질 단위로 파는 굴)의 양식 비중을 현재 1%에서 2030년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국산 알굴(깐 굴)과 함께 국산 굴의 외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굴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 3위에서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전복은 2030년까지 20가지 가공 유망상품을 개발해 서구권 수출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본에 편중된 전복 수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넙치는 활어에 치우친 소비방식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스테이크나 샐러드와 같은 일상 식품으로 소비될 수 있게끔 가공·판매할 계획이다. 넙치도 연어와 같이 범용성 높은 상품으로 도약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해수부의 설명이다.
해수부가 이 같은 계획 추진하게 된 배경엔 위기에 처한 양식어가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다. 양식 어가 평균 부채는 2010년 4917만원에서 2022년 1억1536만원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국내에선 인구 감소와 함께 수산물 선호도 하락으로 내수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핵심 품목의 성과가 양식산업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