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광업공단(KOMIR)이 파나마 정부를 상대로 최대 1조원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을 추진한다. 법률대리 우선협상대상자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선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파나마 정부를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제소하기 위한 법률대리 입찰을 진행했다. 김앤장과 광장, 태평양, 율촌 등 국제중재 전담팀을 운영하는 대형 로펌이 입찰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공단은 이들 로펌 중 김앤장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로 하고 막바지 의사결정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김앤장이 사실상 낙점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번 분쟁은 지난해 12월 파나마 정부가 코브레파나마 광산 개발을 중단하면서 비롯됐다. 코브레파나마 광산은 매장량이 31억4700만t에 달하는 세계 10대 구리광산이다. 공단의 전신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은 2009년 현지 광산법인인 미네라파나마의 지분 10%를 인수하는 식으로 투자했다. 나머지 지분 90%는 캐나다 기업 퍼스트퀀텀미네랄(FQM)이 보유하고 있다. 퍼스트퀀텀미네랄은 이미 지난해 11월 파나마 정부를 ICC에 제소했다.
코브레파나마 광산은 정부의 몇 안 되는 해외 자원투자 성공 사례로 평가받아왔다. 공단은 201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해 2021년 495억원, 2022년 1452억원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파나마 지역 주민이 광산 개발이 심각한 환경 파괴를 유발한다며 집단 시위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주민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미네라파나마에 코브레파나마 채굴 및 광물 판매권을 20년간 연장해주는 내용의 ‘광산 개발 계약 승인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그 후 파나마 정부는 지난해 12월 코브레파나마 광산 채굴과 수출 등의 활동을 전면 중단하라고 통보하면서 공단은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2017년 LS니꼬동제련이 미네라파나마 지분 10%를 6억6500만달러(약 8894억원)에 매각했음을 고려하면 1조원 규모의 분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용훈/김진성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