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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케이블은 AI 시대 대동맥"…LS전선 '1조 베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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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규 LS전선 사장(CEO·사진)이 베트남 출장을 통해 현지 해저케이블 공장 신축에 시동을 건다. 호찌민 등 신공장 후보지를 직접 점검하고 해저케이블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구 사장은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망 구축에 필수적인 해저케이블을 ‘미래 성장의 축’으로 삼고 육성하고 있다.
베트남 해저케이블 시장 정조준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구 사장은 이르면 25일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와 함께 베트남 출장에 나선다. 해저케이블 신규 공장 부지를 살필 예정이다. 호찌민시 인근이 신축 공장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초기 투자 규모는 수백억원으로 추산된다.

베트남 해저케이블 공장 신축의 1차적인 목표는 현지 사업 강화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약 6GW(기가와트) 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1GW 규모 해상풍력단지 설치에 해저케이블 매출 3억4000만달러(약 4500억원)가 발생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사업 규모는 2조~3조원으로 추정된다.

동남아시아에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 간 전력망을 연결하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LS전선은 베트남 국영기업 PTSC와의 협업을 통해 아세안 국가 대상 수주를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AI 시대 커지는 해저케이블 수요
베트남 공장 신축은 LS전선이 추진 중인 글로벌 해저케이블 공급망 구축과 관련한 큰 그림의 일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LS전선은 미국과 영국 등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거점에 생산시설을 마련하면 해저케이블 운반비를 줄일 수 있고 현지 수요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생산시설 총투자금액은 1조원으로 추산된다.

구 사장은 해저케이블 사업을 성장의 축으로 삼고 있다. AI 시대 본격화로 데이터센터가 세계 각지에 들어서면서 전력 소모량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과 연관이 있다. AI가 일상이 되는 2050년엔 연 6만테라와트(TW·1TW는 1억 가구에 필요한 전력량) 규모 전력이 필요할 것이란 조사 결과도 있다.

탈탄소·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전력 수요의 88%(2050년 기준)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 발전으로 충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필수재로 해저케이블이 꼽힌다. 국가와 국가,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전력망 구축 수요가 커져서다. 원자재 전문 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는 2022년 49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서 2029년 217억달러(약 29조원) 규모로 커진다.

LS전선 관계자는 “AI 시대 해저케이블이 ‘대동맥’ 역할을 할 것이란 게 구 사장의 평소 생각”이라고 말했다.
4조원 가까운 수주 잔액 확보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은 프랑스 넥상스 등 유럽 업체 3~4곳이 장악하고 있다. LS전선은 전선 기술력과 시공 노하우를 통해 과점 구조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최근 2~3년간 대만, 북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4조원에 가까운 수주 잔액을 쌓았다.

해저케이블 생산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높은 것도 LS전선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저케이블은 바닷속 높은 압력을 견디고 지진 등 외부 충격에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운반할 수 있어야 한다. 케이블을 바다에 설치하는 것도 고난도 작업으로 분석된다. LS전선은 지난해 5월 해저케이블 매설 전문 LS마린솔루션(옛 KT서브마린)을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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