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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이 총대 멨다" 환영받은 이유가…'1억 소송'의 전말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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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업계가 루머의 온상으로 꼽히는 '유튜브 사이버 렉카' 처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룹 아이브(IVE) 장원영이 오랜 시간 아이돌들을 괴롭혀온 '탈덕수용소' 운영자를 상대로 제기한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하면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1일 장원영이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가 장원영에게 1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장원영은 지난해 10월 A씨가 '탈덕수용소' 채널을 통해 인격을 모독하는 허위 사실을 올렸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장원영 측은 "지속해서 모욕과 비난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이목을 끌면서 조회수를 늘려 자신의 수익을 창출했다"면서 "동영상 조회수로 인한 수익 창출 외에도 타 유튜브 채널에서 매월 1900원~60만원을 내는 유료 회원을 모집, 경제적 수익도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장원영의 손을 들어줬으나,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비록 싸움은 더 길어지게 됐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의미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원영 외에도 사이버 렉카의 희생양이 된 여러 연예인이 강경 대응을 천명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방탄소년단 뷔 역시 지난 2021년 12월 '탈덕수용소'를 특정하며 "상처받고 용기 내지 못한 사람들을 대표해서 고소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엔터사들은 유튜브 사이버 렉카에 대한 법적 조치에 골머리를 앓았던 바다. 유튜브 본사 구글로부터 채널 운영자 정보를 받는 게 어려워 첫 번째 단계인 신원 확인부터 막혔다. 이에 장원영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법무법인과 함께 지난해 5월 미국 법원에 '탈덕수용소' 운영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장원영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리우의 정경석 변호사는 24일 한경닷컴에 "형사로 진행하는 게 빠르지만 국내 형사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범주였고, 명예훼손으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받기 어려워 민사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언어·제도적 어려움이 있었지만 미국 법원에서 정보공개 명령 신청을 인용하면서 신원 파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명예훼손 형사 고소가 아닌 1억원의 손배소 민사 소송을 진행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한 엔터 관계자는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거에 비해 명예훼손 벌금은 몇백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연예인들은 여러 차례 이름이 언급되고 루머가 재조명되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장원영이 총대를 멨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명예훼손에 따른 벌금이 유튜버 수익에 비하면 처벌 효과가 별로 없는 것"이라면서 "이번 건도 1억원 상당의 손배소로 승소했는데 사실 그 과정을 보면 유튜브 본사가 미국에 있어서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이런 부분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하지만 익명성 뒤에 숨어 루머를 돈벌이로 이용하던 이들을 찾아낼 방법이 생겼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김 평론가는 "참지 않는다는 걸 계속 보여줘야 한다. 유튜버들이 자신들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속해서 이용해왔는데, 이번을 계기로 무조건 연예인들을 괴롭히는 방송은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 역시 "피해당한 분들이 법적인 구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고 준비하려는 시도들이 있다"면서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비용과 시간을 들이기 쉽지 않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보자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스타쉽은 팬들이 제보한 증거와 회사가 모니터링한 것들을 정리해 루머가 허위라는 사실을 소명하고, 모든 자료를 영어로 번역해 수천 개의 자료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영이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 외에 회사 또한 '탈덕수용소'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걸었다. 스타쉽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통해서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합의 없이 모든 가능한 법률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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