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적 규모의 웹툰 축제를 열고 만화·웹툰 인재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웹툰계의 넷플릭스’ 육성 목표도 제시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서울 중학동 아트코리아랩에서 ‘만화·웹툰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대기업 플랫폼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 플랫폼도 글로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통·번역 지원 관련 예산도 지난해 6억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늘렸다.
프랑스 칸 영화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만화·웹툰을 주제로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시상식도 마련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웹툰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전 세계 만화·웹툰 관계자가 교류할 수 있는 축제를 계획 중”이라며 “기존 부천국제만화축제와는 별개로 열린다”고 말했다. 인력 양성을 위해 봉준호 감독 등 유명 영화감독을 배출한 ‘한국영화 아카데미’를 벤치마킹해 ‘만화·웹툰 인재 아카데미’(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업계에선 문체부의 지원 정책이 때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국내 업체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 단계여서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카카오의 웹툰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매출 6억달러(약 8000억원)를 넘겼다. 세계 웹툰 플랫폼 중 최대 규모다. 네이버웹툰의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와 ‘네이버웹툰’도 합산하면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나온다. 국내 업체가 세계 정상을 놓고 다투는 동안 정부의 웹툰산업 지원 예산은 2019년 211억원에서 2022년 228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이어왔다. 유 장관은 “2027년까지 지원 예산을 1000억원 수준으로 늘려 만화와 웹툰 산업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신연수/이주현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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