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단기 성과에 치중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저축은행 등의 PF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우려 사업장이 확대되는 등 부동산PF 부실 정리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그러나 정상적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마저 만기 연장하는 등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2년말 1.19%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2.42%로 올랐다. 이 기간 저축은행 연체율은 2.05%에서 5.56%로 증가했다.
이 원장은 "부실 PF 사업장의 정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금융 분야의 생산적 자금배분이 저해됨은 물론 실물경제의 선순환도 제한되므로 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PF 전환이 장기간 안 되는 브리지론 등 사업성이 없는 PF사업장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2023년말 결산 시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하라"고 강조했다.
또 "공사 지연이 지속되거나 분양률이 현저히 낮은 PF사업장에 대해선 과거 최악의 상황에서의 경험 손실률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라"며 "경·공매 등 손실 보전 과정에서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을 감안해 담보가치를 엄정하게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023년말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실태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