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혼합현실(MR) 신제품 '비전프로'가 지난 주말 판매 예상치의 두 배 가까이 팔리면서 국내 MR 관련주들이 급등락했다. 비전프로 판매 호조로 인한 기대감에 장 초반에 급등하다 대부분 상승분을 반납했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뉴프렉스는 전날과 같은 30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비전프로'발 호재로 장 초반 8% 오르다가 외국인 매도세(-20만9412주)에 힘을 받지 못했다. 뉴프렉스는 카메라용 FPCB(연성인쇄회로기판)를 생산하는 업체로 가상현실(XR)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에는 전일 대비 22.9% 오른 853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이노텍은 0.7% 상승한 21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는 협력사로 비전프로 출시에 따른 대표 수혜주로 꼽히지만, 주가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XR 부품주 라온텍은 장 초반 5%대 상승하다 0.89% 상승한 90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무가, 덕우전자 등 XR 관련주들은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3차원(3D) 카메라모듈 업체인 나무가는 0.56% 하락한 1만5930원 ,XR 부품주 덕우전자는 6.59% 하락한 9920원에 장을 마쳤다.
XR 관련주들은 애플의 비전프로 판매 호조 소식으로 이날 장 시작 전 기대를 모았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대만의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는 22일(현지시간) 애플이 지난 주말 비전 프로를 16만∼18만대를 팔았다고 추정했다.
애플은 내달 2일 본격 출시를 앞두고 지난 19일부터 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는데 3일간 최대 18만대를 팔았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예상했던 비전 프로의 판매 예상치 6만∼8만대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에 애플은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22% 상승한 193.89달러에 장을 마감해 시총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애플발 호재에도 국내 XR 관련주들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한 것은 초기 수요는 신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사용해보려는 '얼리 어답터'와 직원들에게 집중돼, 낙관론은 이르다는 관측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직원들에게는 25%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헤드셋을 사기 위해 초기에 수요가 몰려들었고, 이후에는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