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럭셔리 패션 기업 케링이 뉴욕 맨해튼의 건물을 9억6300만달러(약 1조 2889억원)에 매입했다. 글로벌 럭셔리 기업이 최근 뉴욕에서 진행한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케링은 뉴욕시 맨해튼 트럼프 타워 건너편의 5번가 715-717번지 건물을 9억6300만달러에 취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공간은 11만5000제곱피트(약 1만684㎡)로 여러 층의 럭셔리 리테일 공간으로 구성돼있다.
케링은 보도자료에서 “케링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거리 중 한 곳에 뛰어난 소매점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번 투자는 케링의 선별적 부동산 전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선호도가 높은 주요 입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지켜온 재무 전략에 따라 부동산 포트폴리오 관리와 관련하여 체계적이고 유연한 접근 방식을 실행할 계획”이라고도 알렸다.
케링은 최근 몇 년간 파리,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심지의 건물을 매입했다.
케링을 비롯한 명품 회사들은 뉴욕에서 공간을 임대하는 대신 건물을 매입하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가 뉴욕 5번가에 있는 건물 두 채를 8억3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작년에 맨해튼에서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 중 가장 큰 규모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프라다와 케링의 맨해튼 건물은 미국 부동산업계 큰 손 제프 서튼이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2월 현대자동차그룹은 사무실과 쇼룸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8층짜리 건물인 트라이베카 빌딩을 2억7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금리 인상, 재택근무 확산으로 뉴욕에서 상업용 건물 매매가 줄어든 상황에서 나온 큰 거래들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 부동산 위원회는 22일 보고서에서 “맨해튼의 소매용 부동산이 사무실을 포함한 다른 건물 유형보다 더 잘 견뎌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