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수면장애 위험이 커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오슬로대 시리 칼덴바크 박사팀은 23일 의학 학술지 BMJ 오픈(BMJ Open)에서 대학생 전국 설문조사인 학생 건강 및 웰빙 연구(SHOT22)에 참여한 18~35세 5만3266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와 수면 패턴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와 다양한 수면 매개변수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 조절이 수면의 질 개선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학생들을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에 따라 매일, 매주(1회, 2~3회, 4~6회), 매월(1~3회), 거의/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으로 나눴다. 학생들에게 잠자리에 드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잠자다가 깨는 시간 등을 물었다. 이후 침대에서 보낸 시간 대비 잠잔 시간으로 수면 효율성을 계산했다. 불면증은 최소 3개월간 일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잠들기 어렵고, 잠자다 일찍 깨고 3일 이상 낮에 졸음과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로 정의했다.
조사 결과, 에너지 음료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응답은 여성이 50%, 남성이 40%로 집계됐다. 매일 마시거나 일주일에 4~6회 마신다는 응답은 여성이 각각 3%와 5.5%, 남성은 각각 4.7%와 8%로 드러났다.
남녀 모두 에너지 음료 섭취와 수면 시간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된다.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잠자는 시간이 줄었다. 또 한 달에 1~3회만 마셔도 수면 장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음료를 매일 마시는 그룹은 남녀 모두 가끔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수면 시간이 30분 정도 적었고, 섭취 빈도가 늘수록 잠자다 시간과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파악됐다. 불면증은 매일 마시는 그룹에서 남성 37%와 여성 55%에게 나타났다. 가끔 또는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에서는 남성 22%, 여성 33%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관찰 연구로 수면 장애의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고, 에너지 음료를 마신 때나 섭취량 정보가 없으며 섭취량과 수면 패턴을 객관적 측정이 아닌 자기평가에 의존하는 점 등을 연구 한계로 거론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