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여권 내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다시 한번 일축하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정 간 신뢰가 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政·정부)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과 관련해서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 눈높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민생토론회 개최 30여 분 전에 참석을 취소했다. 부처별 업무보고를 대체한 민생토론회는 윤 대통령이 각별히 공을 들여온 행사다. 대통령실은 “목이 잠기고 감기 기운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당정 갈등 여파라는 해석이 많다. 다만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의 ‘사천’ 논란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며 봉합의 여지를 남겼다.
노경목/도병욱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