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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내려도 안 나가, 무서워서 사겠냐"…공인중개사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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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집값 추가 하락 우려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면서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730건으로 지난해 1월 1413건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 3899건까지 늘었지만, 이후 감소를 거듭했다.

이달 거래도 499건에 그치고 있다. 부동산 거래는 계약일로부터 30일 안에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신고 기한이 많이 남았지만, 주택 수요가 얼어붙은 데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친 탓에 일선 중개사들 사이에서는 이달 거래량이 1000건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1730건…"거래가 없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고 기한 30일을 꽉 채워 신고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신고 기한이 임박해 거래량이 늘었지만, 요즘은 그냥 거래 자체가 없다"며 "정부가 1·10 대책을 발표했다지만 문의 전화는 손에 꼽았다. 거래량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계동의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급매물을 제외하면 거래가 끊겼다고 봐도 된다"며 "공인중개사들은 임대료도 내기 어려운 처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2년 전에는 집값이 올라 거래가 끊기고 이제는 집값이 내려 거래가 끊기니 이 업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강남권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은 조금 나오고 있지만, 집값이 내려간다는 전망이 많아지니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졌다"며 "'현대3차' 전용 84㎡가 지난해엔 40억원이었는데 이제는 33억원대에도 안 나간다. 이렇게 떨어지니 무서워서 사겠느냐"고 푸념했다.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0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0% 늘어난 아파트 매물…"약세 지속될 것"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살 사람은 없고 팔겠다는 사람은 많다는 의미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자취를 감추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 적체는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달 7만6000건 대를 유지하고 있다. 5만건 내외이던 1년 전과 비교해 150%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 가뭄이 지속되며 집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집값이 오를 때는 매수자가 늘어나지만, 집값이 내릴 때는 대부분 집을 사지 않으려 한다"며 "매수자가 없으니 집값은 더 내리고 매수세는 더 줄어드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매수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현재는 이전 거래가 대비 크게 낮춘 급매물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매수 심리 위축에 영향을 주고 있어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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