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유럽 왕좌’를 놓고 기존 맹주인 독일을 위협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노동법 개정 등 친시장주의 개혁을 공격적으로 추진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프랑스가 1.3%, 독일이 0.9%다. 독일은 지난해 -0.3% 역성장하면서 1%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랑스와 대비된 데 이어 올해도 뒤처진 경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독일은 주요 20개국(G20) 중 최악의 경제 성과를 냈다. 과도한 중국 의존과 전기차 전환 실패, 탈(脫)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력 비용 급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크프리트 루스부름 독일산업연맹 회장은 “독일 경제는 정체를 겪고 있고 올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상반된 경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해 41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고,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유럽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투자은행(IB) 출신인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공격적으로 친(親)시장 정책을 펼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낮추고, 고질병인 관료주의도 혁신했다. 원전 확대 정책도 묘수가 됐다는 평가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의 아르민 슈타인바흐 연구원은 “프랑스가 야심 찬 개혁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