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을 해지한 백화점 위탁매장의 점주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형사처벌해선 안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위탁매장 점주는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사업자이기 때문에 계약한 회사에 퇴직금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민지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4단독 판사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화점 운영업체 A사의 대표 B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퇴직한 근로자에게 사업주가 14일 안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B씨는 A사가 운영하는 서울 송파구 소재 백화점에서 외국 브랜드 매장을 관리하다 그만둔 점주 C씨에게 퇴직금 1700여만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2017년 6월부터 이곳에서 근무하다가 A사의 계약 해지로 2021년 7월 일을 그만뒀다. 당시 A사는 이 외국 브랜드의 한국 영업 중단으로 더 이상 매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되면서 C씨와의 계약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법원은 C씨를 독립사업자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C씨가 ‘회사가 지정하는 장소에서 본인이 전적인 책임하에 판매 촉진, 판매 관리, 재고 관리 등 매니저로서 의무를 이행한다’는 내용의 판매수수료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에서다. C씨의 판매수수료에 상한이 없었고, 그가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한 사실 등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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