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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기차(EV) 및 배터리 제조업체 BYD가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배터리에서 전해액이 누출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부식에 따른 배터리 폭발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각형 배터리로 교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내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BYD가 지난달 산시성과 저장성 배터리 공장에서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두 공장에선 파우치형 생산라인을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아직 칭하이성에 있는 공장에서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있지만, 2025년에 양산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생산 중단으로 인한 BYD의 손실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BYD가 중국 하이브리드카 시장 점유율이 80%인 것을 감안하면 영업비용이 단기간에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BYD는 주로 하이브리드카를 제조할 때 파우치형 배터리를 활용한다. 2021년부터 이 배터리를 접목한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카는 BYD 판매량의 48%를 차지한다. 이 중 98%는 내수용 차량이었다.
BYD 내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BYD는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가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각형 배터리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라며 "공간 활용과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제품보다 길이가 짧은 '쇼트 블레이드' 형태의 각형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우치형 배터리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BYD는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BYD는 지난 2022년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간 하이브리드카 Tang DM-i 차량 6만대를 리콜한 바 있다. 당시 중국 규제당국에선 파우치형 배터리의 '열 폭주'를 지적했다.
파우치형 배터리 셀은 소재를 층층이 쌓아 올린 형태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공간 효율이 우수하다. 다만 알루미늄 적층 필름으로 외부를 감싸는 방식 탓에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전해액이 누출될 가능성도 크다.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면 전해액이 누출되며 배터리가 폭발할 수도 있다.
앞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파우치형 배터리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2021년 폭스바겐은 전기차 배터리 규격을 각형 배터리로 정하면서 파우치형 배터리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에 대해 "배터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파우치형 배터리 사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