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던킨도너츠 커피를 이용해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가 '가짜뉴스'라는 지적을 받은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7일 "그 주장은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애초에 비판한 지점은 이미지 컨설팅에 너무 집착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제가 무슨 대단한 뒷조사를 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네이버 지도 켜놓고 과천(정부과천청사)과 타워팰리스(한 위원장 주거지) 사이에 경로 찍어놓고, 던킨도너츠가 있는지 본 것"이라며 "지금 (한 위원장 지지자들) 주장이 결국 서울역에 내려 본인이 직접 샀다는 건데, 그 주장의 진위에 대해서는 제가 보탤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지자들은 지금) '서울역에 던킨도너츠가 있다' 정도의 반박만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역에 있는 건 맞는데, 그걸 본인이 직접 사서 관용차에 탑승하고 오셨다고 말씀하시면, 믿어드리겠다"며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이미지 컨설팅에 대한 지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기획된 1992 티셔츠라고 하는 것도, 언제 출시된 것이냐(는 논란이 있고), 좌천된 다음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보러 갔다고 하는데 사실 그게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송정 바닷길을 걸으면서 하셨다고 그러는데 그것도 아닌 것처럼 나오고 있다"며 "이 맥락이 왜 나왔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이미지 컨설팅을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미지 컨설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 않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도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오후 2시 20분까지 법무부로 복귀했다'고 부정한 것 같던데, 저는 그 해명대로 받아들이겠다"며 "그와 별개로 제가 이미지 컨설팅에 대해 지적하는 부분은 당연히 유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실수라며 사과할 줄 알았다'는 진행자의 말에도 "가볍게 얘기하고 넘어간 건데, 아까 말씀드렸듯 '오후 2시 20분에 복귀했다'고 하는 법무부 측 주장을 제가 받아들이겠다"며 굽히지 않았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으로 처음 출근하던 날 손에 들고 있던 커피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기획이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타워팰리스에 사는 한 위원장이 과천 법무부까지 출근하는데 던킨도너츠 커피를 사 왔다?"며 "제가 타워팰리스에서 과천까지 검색해보니 던킨도너츠를 살 수 있는 동선이 있지를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던킨도너츠는 한국에서는 지하철 역사에 많이 있다"며 "저는 이게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지만, 한 위원장은 아무리 봐도 누구한테 조언받는 느낌이 든다. 아니면 그런 스타일을 잡아주는 사람, 펠레폰네소스 전쟁사 들고 가는 그런 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던킨은 드라이브스루가 없다. 과연 관용차를 타고 출근하다가 던킨에 내려서 다시 관용차에 타셨을까 아니면 운전사한테 사 오라고 시켰을까"라고 재차 의문을 표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이 위원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진이 촬영된 날 한 위원장이 서울역에 들렀기 때문에 커피를 사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한 위원장은 도곡동 자택에서 법무부로 바로 출근하지 않고,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위원장은 관용차를 타고 오후 2시 20분께 법무부 청사로 출근했다. 커피를 들고 있는 출근 사진은 이때 찍혔다. 법무부도 한 위원장이 당시 던킨도너츠 서울역 매장에서 커피를 샀다고 확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