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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화협회 "서울국제도서전에 문체부 예산 중단… 행사 축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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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및 해외 도서전 관련 지원금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16일 서울 사간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서울국제도서전 운영과 해외 도서전 참가 등 그동안 국고보조금 지원을 받던 사업에 대해서 올해 문체부 예산 집행이 모두 중단됐다"며 "출판업계 해외 교류 수요가 커지는 상황인데도 행사 규모를 축소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협은 국내 출판사 등으로 구성된 출판업계 대표 이익단체 중 하나다. 매년 국내외 작가와 출판업계가 교류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을 개최한다. 국내 작가와 출판사 등을 해외에 소개하는 해외 도서전에는 주빈국관 등을 세워 참가한다.



출협에 따르면 올해 문체부 예산 중 국내외 도서전 관련 지원금으로 배정된 예산은 총 23억원 가량인데, 현재까지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에 배정된 예산 6억7000만원, 해외도서전 한국관 운영에 배정된 5억5000만원 등의 집행이 멈춰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캐나다와 브라질 등 도서전 주빈국관 운영에도 1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문체부에선 파리올림픽 등 다른 국제교류 행사에 쓰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회계 보고 누락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출협에 기존과 같이 지원금을 배부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8월 문체부는 서울국제도서전 회계 보고 과정에서 수익금이 누락됐다며 윤 회장과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맞서 출협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문체부 관계자 4명을 고발한 상태다. 문체부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출협에서 직접 지원금을 사용하는 것은 곤란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도서전 주관을 놓고 민간 협회인 출협과 문체부가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엔 해외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할 때 출협이 주관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문체부는 산하 공공기관이 직접 주관하는 것이 문화외교 측면에서 더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오는 6월 26~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66회 서울국제도서전은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나라 이름에서 가져온 '후이늠'을 주제로 진행된다. 오는 11월 29일~12월 1일엔 처음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국제어린이도서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문체부 예산 지원이 계속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원사들과 기금을 만들어 운영하는 법인 설립 등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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