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출장 신청서를 내고 식당과 카페를 돌아다녔다고 밝힌 9급 공무원이 감사받게 됐다. 이 공무원은 신규 임용돼 출근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시보(수습 사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경기 양주시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월급루팡(도둑) 중. 출장 신청 내고 주사(주무관)님들이랑 밥 먹고 카페 갔다 동네 돌아다님"이라는 글과 함께 출장신청서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A씨는 또 다른 게시물에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건축물 관련 공문을 찍어 올리며 "짓지 말라면 좀 짓지 마. 왜 말을 안 듣는 거 XX 공들여 지어놓은 거 어차피 다시 부숴야 하는데"라고 적었다.
이 밖에도 "아니 뭔 맨날 회식이야"라며 팀 회식 안내문을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안내문에는 받는 사람의 소속과 실명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이후 유명 유튜버 등이 이 내용을 공개하며 지적하자 온라인상에 공분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청렴 포털에 A씨를 신고했다는 내용의 인증 글들이 잇따랐다.
결국 시는 조사에 착수했고,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그는 "이제 막 공무원이 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과하게 표현하느라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양주시는 입장문을 내고 "A씨는 지난 8일 자로 임용된 신규 공무원으로 허위 출장과 관련해 시에서 조사한바, 업무 숙지를 위해 선임 공무원과 출장 수행에 동행했다"면서도 "실제 출장 근무가 이뤄졌고, 식사 후 복귀했을 뿐이어서 허위 출장이나 출장비 부정 수급 논란 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SNS에 허위 출장이라고 충분히 오해할 만한 게시글을 올려 성실하게 공무 수행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시 공무원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 지방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