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2023년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에서 일곱 명의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메리츠증권 문경원·최설화, 하나증권 김상만·전규연 연구원이 그 주인공이다. 김정욱(메리츠증권) 지인해(신한투자증권) 최정욱(하나증권) 연구원은 두 가지 분야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2관왕’을 차지했다.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 자리는 신한투자증권에 돌아갔다. 4년 만의 1위 탈환이다. 역량 있는 젊은 연구원을 발굴해 ‘스몰캡’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서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25년 만에 여성 애널리스트 최다
한국경제신문 자매지인 한경비즈니스는 1999년부터 국내 연기금·자산운용사·은행·보험사 등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베스트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는 펀드매니저 1440명이 참여해 총 35개 부문에서 최고의 애널리스트를 선정했다.이번에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연구원은 총 일곱 명이었다. 신용분석 부문 베테랑 김상만과 5년 차 ‘신예’ 문경원(유틸리티), 서울 여의도에서 손꼽히는 중국인 애널리스트 최설화(글로벌 투자전략) 연구원 등이다. ‘최초 1위’와 동시에 두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거머쥔 ‘2관왕’도 나왔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력인 식음료·담배에 이어 유통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은행·신용카드 분야에서 활약했던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부문에서 처음 1위에 올랐다. 지인해 연구원은 미디어·광고 1위 탈환과 동시에 엔터테인먼트·레저 부문을 석권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조사에선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작년 상반기 여성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한 명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다섯 명으로 늘었다. 1998년 조사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이 2020년 원자재 부문 신설 후 여성 애널리스트로서 처음 1위에 올랐고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제약·바이오 부문 1위를 탈환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리서치 명가’ 신한의 귀환
신한투자증권은 베스트 증권사 평가에서 2019년 상반기 후 4년 만에 대상을 차지했다. 베스트 증권사는 리서치 평가 점수와 법인영업 평가 점수를 합산해 선정한다. 신한투자증권은 2021년 하반기 3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으나 ‘업계 최연소’로 부임한 윤창용 센터장이 젊은 애널리스트를 꾸준히 육성한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특히 스몰캡과 ESG 부문에서 혁신성장팀과 리서치본부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KB증권은 조사 후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작년 상반기 4위에서 수직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은 3위를 유지했다.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증권사에 수여하는 ‘골든불’ 상은 SK증권에 돌아갔다. 작년 상반기 7계단 상승하며 11위를 기록했고 하반기에도 2계단 올라 9위를 차지했다. 메리츠증권은 하나증권(10명)에 이어 가장 많은 여덟 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해 ‘프런티어’ 상을 받았다. ‘디지털 이노베이션’ 상은 삼성증권에 돌아갔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