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윈테크 아산 본사를 가다
정갑용 대표 취임 후 첫 인터뷰
“올해 30% 이상 성장 도전
2028년 매출 1조 클럽 가입
주식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
계열사 탑머티리얼 지분 가치 1737억
유진투자證 “올 영업익 490억 전망”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5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2차전지 물류 자동화 장비 확고한 국내 1위가 되겠습니다. 올해 최소 30% 이상 성장으로 2028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겠습니다.”
정갑용 코윈테크 대표(60세)는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윈테크는 1998년 10월 14일 설립됐는데 26년간 ‘자동화 설비 한우물’ 회사다. 2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제약, 철강, 비철금속 등 모든 산업군 자동화 설비를 제조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2차전지 제조회사를 포함해 SK하이닉스, 한국파마, 삼아알미늄 등 대형 고객사 20~30곳을 두고 있다.
본사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아산밸리로 285에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2시간30분 거리에 있다. 2019년 8월 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정 대표의 인터뷰는 2022년 3월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이다.
정갑용 대표 “2차전지 종합장비 솔루션 회사 되겠다”
정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차세대 물류 자동화 로봇 AGV(Automated Guided Vehicle)와 AMR(Autonomous Mobile Robot)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 배터리사의 경우 글로벌 신규 공장 가동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대규모 시설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2차전지 생산 공정에 특화된 로봇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기존 주력 제품인 AGV(글로벌 특허 보유)는 연간 수백 대씩 공급하고 있고, 지난해 개발한 AMR은 올해부터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고 했다. 특히 “사업 비중이 20~30%에 달하는 차세대 로봇으로 2차전지 시장을 장악하겠다”며 “소재·원료·분리막 분야에도 로봇 공급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2차전지 시장은 갈수록 커진다”며 “기존 물류 자동화 장비 고도화 작업과 제조장비 사업 본격화로 2차전지 종합장비 솔루션 회사가 되는게 최종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로봇·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 기반의 제품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물류 자동화 장비 글로벌 톱10을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술 엔지니어 인력을 확충해 별도의 장비사업부를 2021년 신설했다.
또 “지난해 매출 비중의 3% 정도인 R&D 비용을 올해 5%까지 높여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공정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제품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코윈테크는 1년에 최대 5개 기종의 로봇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물류 자동화설비 전반의 제조 특허는 34개 보유하고 있다.
고성장 지속 … 올해 매출 4779억·영업익 490억 전망
자동화 근무 경력만 35년에 달하는 정 대표는 2022년 3월 코윈테크 대표이사로 취임 후 고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1064억원, 영업이익 66억원에서 2022년 매출 2012억, 영업이익 148억으로 껑충 뛰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매출 3408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예상치가 맞다면 2년 만에 각각 220.30%, 453.03% 증가한 것이다. 올해는 매출과 영업이익 최소 30% 성장을 정조준한다.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1076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 이유로 “북미와 유럽향 턴키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며 “수주 잔고는 4500억원대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턴키 수주란 사업주가 최종 단계에서 키만 돌리면(turn key)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인도하게 되는 계약 방식을 뜻한다. 보통 일괄수주계약이라 부른다. 그는 올해 매출 4779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전망했다.
실적 고공행진에도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해 7월 25일 장중 4만5667원(연말 주식 배당락 반영 주가)을 기록한 후 반년 만에 44.49%(19일 종가 2만5350원) 하락했다. 2차전지 업종에 있다보니 대장주인 포스코홀딩스(35조548억원), 에코프로비엠(23조2377억원), 에코프로(14조8050억원) 등과 차트과 비슷하다. 다만 ‘호재 터지는데 주가는 나락 간다’며 종목토론실에는 개인투자자의 원망 섞인 글도 보인다.
주가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을까. 정 대표는 “설립 후 23년간 배당을 진행했고, 4년간 주식 배당도 이어가고 있다”며 “사명의 앞 글자인 CO-WIN(COWORK+WINWIN)이 경영 철학으로 내부 임직원과 고객사·주주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올해도 실적이 좋아지면 당연히 배당금은 높아지는 것이고, 주식 배당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금 배당수익률은 1%가 안 된다.
“2차전지 M&A 중장기 검토” … 탑머티리얼 지분 가치만 1737억
정 대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2차전지 시장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M&A(인수합병)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코윈테크는 2차전지 소재기업 탑머티리얼을 2021년 3월 지분 50% 256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탑머티리얼의 시가총액은 4695억원으로 불어났다. 현재 지분은 37.27% 보유 중인데 단순 환산땐 1737억원 정도 된다. 투자 위험 요인으로는 환율이 꼽힌다. 매출의 80%가 수출에 해당돼 납품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원화 강세일수록 불리하다. 다만 최근 1달러당 환율이 1350원 전후로 코윈테크에 유리한 환경이다. 정 대표는 “환율 널뛰기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며 “환 관리를 아주 타이트하게 해 리스크를 최소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윈테크는 유럽, 북미, 아시아 11개국 자동화 설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총 주식 수는 1066만5618주다. 최대주주는 이재환 회장과 정갑용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 32.41%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 3.33%, 자사주는 1.3%로 유통 물량은 60%를 조금 넘는다. 개인투자자(지난해 말 기준)는 3만1900명이다.
3사업장 신공장 가동 땐 생산 능력 7000억까지 확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404억원, 부동산 자산 60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2704억원)의 3분의 1이 넘는다. 부채비율은 49.15%, 자본유보율은 3033.73%로 재무 상태가 좋은 편이다. 현재 4개의 공장을 가동 중인데, 지난해 2월 신규로 취득한 3사업장 부지에 추가로 신공장을 짓고 있어 총 생산 능력이 기존 5000억원에서 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사업장 신공장은 상반기 가동 예정이다. 코윈테크는 지난해 9월 청년 고용창출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인생 선배로서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정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통상적으로 신입 직원들은 1년 이상 시간 투자한다”며 “선배들의 장점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우려는 자세만 있으면 6개월 만에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기 노력을 꾸준히 해야 몸값이 올라가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항상 큰 꿈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윈테크는 어떻게 돈을 벌까. 김찬양 사업기획팀 매니저는 “고객사(국내 배터리사)가 공장을 건설하는 초기 단계부터 자동화 시스템 설계에 착수해 레이아웃·도면 등을 제공하고 플랜트심 구축,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이수형 파인아시아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윈테크는 선진화된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높은 수주잔고를 보여주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수요 감소로 인한 전방 업체들의 CAPEX(설비투자) 감소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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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