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맡겨도 연 4% 안팎의 이자를 받을 수 있던 ‘파킹통장’의 혜택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 파킹통장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저축은행들이 새해 들어 파킹통장 금리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일부 파킹통장은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단기 자금까지 알뜰하게 굴리기 위해 파킹통장을 쓰거나 새로 가입하려는 금융소비자들은 파킹통장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파킹통장 금리 앞다퉈 인하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올저축은행은 지난 12일부터 대표 파킹통장 상품인 ‘Fi 커넥트통장’의 최고금리를 연 4.0%에서 연 3.6%로 0.4%포인트 낮췄다. 최고금리가 적용되는 구간은 ‘3000만원 이하’로 동일하게 유지된다. 3000만원 초과에 적용되는 기본금리도 연 3.0%에서 연 2.6%로 0.4%포인트 인하됐다.자산 기준 저축은행 1위 업체인 SBI저축은행도 5일 파킹통장 금리를 내렸다. 기존엔 이 회사 대표 파킹통장인 ‘사이다입출금통장’의 최고금리가 1억원 이하 금액에 대해 연 3.5%가 적용됐는데, 연 3.3%로 낮아졌다.
다양한 종류의 파킹통장을 출시해온 OK저축은행도 속속 금리를 내리고 있다. 이 회사의 파킹통장 상품인 ‘OK세컨드통장’은 500만원 이하 잔액에 적용돼온 최고금리가 지난달 28일부터 연 4.0%에서 연 3.5%로 0.5%포인트 낮아졌다. 500만원 초과분 잔액에 적용되는 최고금리 역시 연 3.5%에서 3.0%로 떨어졌다.
OK저축은행의 또 다른 파킹통장 상품인 ‘OK읏백만통장Ⅱ’는 100만원 이하에 대해선 이전과 똑같은 연 5.0%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 잔액에 적용돼온 최고 연 4.0%의 금리는 지난달 28일부터 연 3.5%로 낮아졌다. 500만원 초과분의 최고금리도 마찬가지로 연 3.5%에서 연 3.0%로 인하됐다.
○한 달 단기 적금도 인기
금리는 그대로지만 가입 조건을 강화하며 사실상 신규 가입을 막는 사례도 등장했다. OK저축은행은 50만원 한도로 최고 연 7.0%의 금리를 제공하던 파킹통장 ‘OK페이통장’의 판매를 최근 중단했다. 대신 이 회사가 지난달 새로 출시한 ‘OK짠테크통장’은 동일하게 50만원 이하 금액에 연 7.0%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OK저축은행의 보통예금을 보유하지 않은 개인’으로 가입 조건을 좁혔다.주요 파킹통장 상품의 금리가 줄줄이 인하되거나 신규 가입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의 관심은 아직도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수신 상품에 집중되고 있다. 넉넉한 한도 내에서 연 4% 안팎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파킹통장은 애큐온저축은행의 ‘플러스자유예금’이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가 연 3.9%로 높은 편이다.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고, 애큐온멤버십플러스 회원으로 가입하면 2000만원 한도에서 우대금리 0.2%포인트가 제공돼 최고 연 4.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파킹통장 금리가 내려가면서 만기가 짧으면서도 비교적 높은 금리에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단기 적금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한달적금’은 만기가 31일인 적금 상품으로, 최고금리가 연 8.0%에 달한다. 매일 카카오뱅크 앱을 실행해 돈을 넣어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