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출장 신청서를 제출해놓고 실제로는 식당과 카페를 돌아다녔다고 스스로 인증한 9급 공무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동료 공무원들의 인적 사항 등도 그대로 노출됐다.
9급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출장 신청서 화면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신청서를 보면 그는 경기도 B시청 C과 소속으로, 지난 12일 하루 출장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A씨는 이런 사진을 올리면서 "월급 루팡(도둑질) 중"이라며 "출장 신청 내고 주사님들이랑 밥 먹고 카페 갔다가 동네를 돌아다녔다"는 글을 덧붙였다. 허위 출장 서류를 올려놓고 근무지 밖에서 게으름을 피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씨는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 사안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B시청 발송 공문도 찍어 올리며 "짓지 말라면 좀 짓지 마라"며 "왜 말을 안 듣는 거냐. 굉장히 공들여 지어놓은 것들 어차피 다시 부숴야 하는데"라고 썼다. 개발제한구역에 임의로 불법건축물을 올린 이들을 향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아니 무슨 맨날 회식을 하느냐"며 팀 회식 안내문을 촬영해 올렸는데, 이 사진에는 안내문을 '받는 사람'의 소속과 실명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기강해이 말도 안 된다",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주말 사이 논란이 된 탓에 "A씨가 과연 월요일(15일) 출근할까"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 정도면 공무원 조직의 기강 해이를 고발하기 위해 자신을 던진 거 아니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SNS에서 드러난 공무원 기강 해이 논란은 지난해 9월 주 남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예산 서류와 함께 맥주캔의 사진을 찍어 올린 8급 공무원 D씨도 빚은 바 있다. D씨는 결국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남구 감사관실로부터 경징계를 받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