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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남은 5G 28㎓ 주파수 할당…글로벌 통신사 65% "사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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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을지가 열흘 뒤 결정된다. 알뜰폰 업체 3곳이 도전장을 낸 가운데 통신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신업을 이어갈 만큼 투자력, 기술력을 갖춘 신청자가 눈에 띄지 않아서다. 당장 사업성이 낮아 통신 3사도 포기한 주파수 대역으로는 생존마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업 자격 문턱 넘을 수 있나
8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8일께 5세대(5G) 28㎓ 주파수를 할당할 사업자 평가 결과를 내놓는다. 지난달 할당 신청을 한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 마이모바일컨소시엄(미래모바일) 등의 사업자 자격을 검토 중이다.

28㎓ 주파수는 흔히 5G에 쓰이는 3.5㎓ 주파수보다 쓸 수 있는 대역폭이 넓어 속도가 빠르다. 대신 전파 도달 거리가 짧다. 시판 중인 5G폰이 28㎓ 주파수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사업화가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대상 세 곳 모두 정부의 기대처럼 통신3사 과점을 위협할 정도의 큰 기업은 아니어서다. 과기정통부는 각 기업이 통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재정, 기술 능력 등을 종합 심사한다. 정부가 2010~2016년 일곱 차례에 걸쳐 제4통신사 도입을 추진했을 때도 신청 기업의 허가 기준 미달로 불발됐다.

업계에선 정부가 올해 제4통신사 출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종전보다 유연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평가 기준을 충족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주파수 경매에 나설 계획이다. 낙찰받은 사업자는 해당 대역 주파수를 5년간 사용하게 된다.
○낙찰 받아도 문제…해외서도 골치
5G 28㎓ 주파수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레콘애널리틱스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G 네트워크를 도입한 글로벌 통신사 66곳 중 43곳(65%)은 이 대역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9곳(14%)은 “이 대역의 상업적 활용도를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빅3’ 체제를 깨기 위해 출범시킨 제4통신사들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도 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일본 제4통신사인 라쿠텐모바일은 2019년부터 5G 28㎓ 주파수를 활용한 사업에 도전했다가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은 700억엔(약 6387억원) 선이다. 타렉 아민 라쿠텐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했다.

미국 이탈리아에서 출범한 제4통신사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TV 서비스 기업인 미국 디시네트워크는 2020년 알뜰폰업체 부스트모바일을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0년 900만 명이던 가입자는 지난해 말 750만 명으로 줄었다. 이 회사 주가는 5.92달러로, 제4통신사 출범 전(35.95달러)보다 83.5% 하락했다. 이탈리아 제4통신사 일리아드는 최근 2위 통신사 보다폰으로의 합병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이는 제4통신사가 기존 통신사와 알뜰폰 업체 사이에서 수익을 추구하기 어렵다”며 “5G 28㎓ 주파수의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좀비 기업’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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