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한 시즌 최다 버디 기록 보유자 임성재(26)가 이번에는 ‘한 대회 최다 버디 신기록’을 세우며 PGA투어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임성재는 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코스(파73·759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더 센트리(총상금 20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1개를 쓸어 담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으며 10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5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 등과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1월에 시작해 가을에 마치는 단년제로 돌아온 PGA투어의 2024시즌 첫 대회다. 지난 시즌 아홉 차례 톱10을 기록한 임성재는 새로운 시즌 첫 대회부터 상위권에 들며 기대를 키웠다.
임성재는 1라운드 9개, 2라운드 8개, 3라운드 6개,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11개 등 나흘간 총 34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최다 버디 기록을 새로 썼다. PGA투어에서 관련 기록이 집계된 1983년 이후 72홀 대회 최다 버디 기록은 이 대회 전까지 욘 람(30·스페인) 등이 작성한 32개였는데, 임성재가 이번 대회에서 두 개 늘렸다.
임성재는 다만 지난 3라운드에서 더블 보기 등을 쏟아내 타수를 하나도 줄이지 못해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우승자로 등극한 29언더파 263타를 친 크리스 커크(39·미국)와는 4타 차로,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4개가 쏟아진 3라운드 실수만 없었다면 임성재의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던 터라 아쉬움이 짙었다.
4라운드에서 임성재는 1~3번홀 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4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으나 이후에는 거침없었다. 12~15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았다. 14번홀(파4)에서 2m 남짓한 퍼트를 넣어 이번 대회 32번째 버디로 PGA투어 최다 타이 기록을 세운 뒤 15번홀(파5)에서 투 온 투 퍼트 버디를 추가해 신기록을 작성했다. 18번홀(파5)에서 한 타를 더 줄여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안병훈(33)이 최종합계 26언더파 266타를 적어내 5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안병훈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먹은 기침약 탓에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한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모처럼 나선 PGA투어 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시우(29)는 이날만 7타를 줄여 공동 25위(20언더파 272타), 김주형(22)은 공동 45위(14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커크는 지난해 2월 혼다 클래식 이후 10개월 만에 트로피를 추가해 PGA투어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360만달러(약 47억3000만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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