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고, 정부가 추진 중인 통신비 인하 대책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5.5G 요금제 도입 논의가 시작되는 하반기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어 긴 호흡으로 저점 분할 매수 전략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5.46%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4.19% 하락했다. KT는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는 상승세를 탔으나, 이후 배당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떨어져 이달 5일 종가는 지난달 초 종가와 같았다. 통신주는 긴 호흡으로 봐도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해 초부터 이달 5일까지 SK텔레콤은 4.11%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5.28%) 대비 부진했다. 이 기간 KT(-0.89%)와 LG유플러스(-8.96%)는 떨어졌다.
통신주 부진은 5G 요금제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된 것과 관련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휴대폰 5G 요금제 가입자 수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월평균 13.9%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증가세가 정체됐고, 지난해 1~10월에는 월평균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의 요구로 통신사들이 최근 5G 요금제를 개편하고 있는 것도 통신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는 5G 요금제를 데이터 이용량별로 세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기존에는 데이터 30GB 이하 구간에 요금제가 2~3개뿐이었는데 이 수를 크게 늘리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통신사로서는 낙전수입(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받는 돈)이 줄어 수익성이 나빠졌다.
시장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며 증시 매수세도 경기방어주인 통신주보다 경기민감주로 쏠리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주에 대해 “1월에도 통신주의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경기민감주로 갈아타는 게 좋다”며 “주가가 상승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장기 보유를 전제로 “올 하반기까지 저점 분할 매수”를 추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반기께 차세대 요금제인 5.5G 요금제 도입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해 경기방어주인 통신주를 선제적으로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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