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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WOW 이제는 스타트업] 새해 카운트다운이 스타트업에 끼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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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청소년기에는 해마다 12월 31일이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많은 관광객이 모여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모습을 TV로 봤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저곳에 꼭 가봐야지 하며 뉴욕을 동경하곤 했다. 당시 해외 문물은 문화뿐 아니라 상품으로도 동경 그 자체였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프랑스 화장품’이라고 하면 어느 브랜드인지 가릴 것 없이 고급으로 느껴졌고, 일본 출장길에서 사 오는 것도 다 감사하게 받는 고급 선물이었다. ‘일본 가전’ ‘프랑스 화장품’ ‘독일 자동차’처럼 국가나 도시가 상품과 결부돼 브랜드화되는 것은 그 나라의 위상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그 나라의 물건을 사고 싶고, 그 나라에도 가보고 싶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위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높아졌다. ‘K컬처’로 불리는 한국의 문화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이자 세계적인 것이 됐다. 지난해 6월 열린 BTS 데뷔 10주년 기념행사는 12만 명의 외국인 팬을 서울 여의도에 운집시켰고,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의 오디션에는 전 세계인이 참여하고 있다. 공중파를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플랫폼 시대를 맞이하면서 한국의 많은 문화산업이 K팝, K드라마, K뷰티 등의 명칭을 만들어내며 전 세계 많은 외국인에게 큰 매력을 뽐내고 있다.

감성사회에 주목받는 'K컬처'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제품을 잘 만들어 좋은 가격으로 많이 판매하는 제조업 기반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제는 고차원적인 욕구 실현을 추구하고 개인의 감정과 취향이 중요한 감성사회로 진입했다. 감성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문화산업과 엔터테인먼트, 뷰티산업 등이 크게 발전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변화다.

코로나19가 지나가면서 지난해 말 서울시내 곳곳에 많은 축제와 볼거리가 즐비했다. 그중에서도 특이한 것이 있다. 매년 12월 31일 밤 12시의 세리머니인 서울 보신각 타종 행사가 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민대표 12명 등 총 22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 세계적인 인플루언서 6명도 참여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한국 귀화자, 인도 출신 배우 등 여러 해외 인플루언서가 한복을 입고 타종 행사에 참가했는데, 이들의 SNS 계정을 통해 약 1억 명이 넘는 구독자에게 타종 행사가 중계됐다. 이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 서울의 위상을 보여준 인상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연말 카운트다운이 전 세계로 중계되는 것처럼 이들을 통해 유튜브, 인스타, 틱톡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에게 서울 보신각의 연말 카운트다운이 방송된 것이다.
콘텐츠산업의 생산유발효과 커
이 타종 행사에 참여한 인플루언서는 서울콘에 참여하기 위해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열린 인플루언서 박람회 ‘서울콘’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작년 12월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3일간 개최됐다. 유튜브와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총 30억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DDP에 모였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참여하고, 이들과 교류하기 위해 구독자가 더 적은 인플루언서도 참가해 인플루언서 간 네트워킹으로 많은 콘텐츠가 현장에서 제작·송출됐다.

또 이런 인플루언서들을 보기 위해 현장에 참여한 그들의 구독자와 일반 시민 수는 10만 명이 넘었다. 이들이 참여한 ‘서울콘’은 일반적인 전시회나 박람회와는 다르다. 그들이 와서 보고 체험하는 것은 단순히 콘텐츠와 뷰티·패션 제품만이 아니다. 바로 서울 그 자체다. 이들이 구독자에게 중계한 서울의 거리와 자연, 문화 체험, 상품들은 전 세계에 방송됐다. 이것은 서울의 산업과 문화, 자연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갖는다. 콘텐츠산업 1억원이 수출될 때 생산유발효과는 5억1000만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서울의 카운트다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될 때의 생산유발효과는 얼마나 될까?

현재 일본에서의 화장품 매출 1위는 프랑스 화장품이 아니라 한국 화장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K컬처가 빚어낸 효과다. 한국 문화에 스며든 세계 청소년들은 자라면서 한국 화장품과 전자제품을 사는 등 한국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판촉행사를 지원하거나 마켓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처럼 사회적인 트렌드를 반걸음 앞서서 읽고 새로운 시각에서 그에 알맞은 ‘판’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일반이 할 수 없는 공공부문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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