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채용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10개 기업 가운데 8곳은 올해보다 경영 환경이 악화하거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는 연구소 보유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2024년 R&D 투자 및 연구인력 채용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발표했다. 투자 증액 여부와 연구원 채용 의사를 각각 작년 지수 100을 기준으로 비교 조사했다. 건설, 기계, 소재, 자동차, 전기·전자, 정보통신, 화학 등 9개 부문으로 나눴다.
조사 결과 R&D 투자 지수는 97.1, 채용 지수는 93.3으로 나타났다. R&D 투자를 줄이는 이유로는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56.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자금 확보 어려움, 사업 규모 축소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 인력 채용은 모든 산업에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93.6), 정보통신(90.9), 소재(90.2) 등에서 축소 전망이 많았다. R&D 투자 감소폭은 건설(87.0) 분야가 가장 컸다. 반면 자동차(106.3)는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해외 산·학·연과의 협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우리 기업의 75%는 국제 공동 R&D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협력 대상을 찾기가 어렵다’(36.6%)가 가장 많고, ‘언어 소통의 어려움’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52.2%가 ‘기업 연구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확대를 들었다.
산기협은 국내 4만여 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부설 연구소를 지원하는 단체다. 삼성 현대 SK LG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이 모두 소속돼 있다. 산기협 관계자는 “대내외 정치·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돼 기업의 R&D 투자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게 정부가 세제, 인력 지원 정책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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