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3일 17: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다른 건설사로 여파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부실 우려가 있는 건설사로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등을 꼽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채권단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태영건설의 경영 상황과 자구 계획, 협의회 안건 등을 설명했다. 이어 채권단은 오는 11일 1차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채권액 기준) 이상이 동의해야 시작된다.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선 계열사 매각 이상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영건설에 이어 다른 건설사들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도래에 따른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동부건설이나 신세계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전국 PF 사업장과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산업은행 PF 1·2·3실도 이들 건설사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가 4189억원에 달하지만 현금성자산은 58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순차입금은 4800억원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동부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리기도 했다. 인천 검단신도시(2115억원),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4011억원) 등 대규모 자체 사업과 관련한 용지대금이 지속되는 중이다.
동부건설은 2015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건설사다. 당시 시공능력평가 순위 27위였던 동부건설은 만기 도래한 790억원의 금융권 대출을 갚지 못해 회생절차에 돌입했고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하며 1년9개월 만에 졸업했다.
신세계건설은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고 있는 대구 사업장이 많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진행사업장 기준 분양률이 53%에 그치고 있다. 대구 수성4가 공동주택, 칠성동 주상복합, 본동 주상복합 등이 주요 대구 지역 미분양 사업장으로 꼽힌다.
아울러 현금성자산(1468억원) 대비 단기차입금이 1700억원 규모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나 만기가 3개월 이내에 몰려 있어 단기 유동성 부족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한신평은 지난해 11월 신세계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곳이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고 태영건설발(發) PF 위축으로 다른 건설사들도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을 것”이라며 “올해 PF를 통한 개발 사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