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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MZ세대가 마주한 새로운 영업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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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대체 직장인들이 무슨 일을 하며 월급이란 돈을 받는지 궁금하다. 드라마에서 보는 사무실의 모습은 컴퓨터가 있는 잘 정돈된 장소에서 실장, 부장, 과장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서류를 만지작거리거나 회의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 업무의 내용은 알기 어렵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어떠한 교육 과정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분야가 있는데, 영업부의 업무이다. 대학의 경영학과에서는 경영학과 회계학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회계학이야 회계사라는 전문직종이 존재하고 회사의 재무부서 같은 독립적인 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연결성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러나 경영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는 경영학 과목들은 사실 경영자가 되기 이전의 직장인들에게 그다지 강한 관련성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도대체 경영학과 학생 중에 몇 명이나 경영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러다 보니 준비 없이 영업 환경에 노출된 새내기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보면 그 괴리가 웃기면서도 슬픈 인생의 단면으로 드러난다.

웹툰으로 성공해서 드라마까지 만들어진 '미생'에는, 상사의 영업부에 인턴으로 입사해서 유능한 영업부사원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의 흥미진진한 내용이 전개된다.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 전개된다. 물론 선배들은 친절과는 거리가 멀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영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신기술이 난무하고 생각이 다른 MZ세대들이 시장에서 활약하는 시대에는 영업의 틀과 전략이 과거와는 너무 달라져서 이해 하는데 한참이 걸리기도 한다. 일단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다각적인 접근이 가능하기도 하고 동시에 필요하기도 하다. 영업 사원 한명이 모든 고객과 동시에 만날 수는 없다. 한 고객을 만나는 동안 다른 고객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접촉을 하는 방법으로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더군다나 최근의 영업은 양자 간의 거래를 넘어섰다. 개인들을 상대로 하는 유튜브는 우수한 콘텐츠에 광고를 게재하는 제3의 기업에게 돈을 받는다. 물론 그 중의 일부는 콘텐츠를 제공한 개인에게 보상금으로 주어진다. 네이버 같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은 대체로 이러한 영업 방식을 직간접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영업의 대상인 재화나 서비스도 전문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MZ세대들이 자연적으로 접하는 영업의 절차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의 단계도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으로부터 촉발된 시장의 변화로인해, 한 곳의 매장에서 이루어지던 제품의 평가, 선택, 구매 및 소비의 단계가 각각의 전문적인 웹사이트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탈레스 S. 테이세이라 교수는 저서 '디커플링'(2019)에서 고객의 소비 단계를 분리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필요에 따라 전략적으로 약한 고리를 끊거나 역발상으로 합치는 방법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객의 구매 절차가 세분화되는 사례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자는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최적의 호텔을 검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호텔을 최저가로 공급하는 여행사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직접 다니면서 알아보는 것에 비해 시간상으로나 비용상으로 상당 히 저렴하다. 구매는 신뢰도 있는 여행사를 직접 찾아가서 할 수 있다. 유사시에 취소를 잘 해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호텔의 객실을 판매하는 영업 사원이라면 고객이 찾아갈 만한 사이트와 여행사에 충분한 자료를 전달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야 할 것이다. 또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선물용 생크림케이크를 주문했다고 하자. 집에 사람이 없다면 근처의 편의점 매장으로 배달시킬 수 있다. 편의점에서는 이러한 고객의 필요성을 간파해서 물건 수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에 배달된 케이크는 냉장보관 되었다가 주문자가 퇴근하면서 찾을 수 있다. 물론 비용은 어딘가에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구매자와 소비자가 달라지는 경우 또한 비일비재 해졌다. 감사의 표시로 커피와 조각 케이크 쿠폰을 보내는 것이 일상화된 세상이다. 상품이나 돈에 눈도 귀도 없다. 다만 구매되고 소비될 뿐이다. MZ영업사원들은 한번도 배우지 않았고, 선배 영업 사원들도 미처 경험해 보지 못한 이러한 영업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과거의 영업인이 알아야할 지식과 더불어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 신기술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MZ세대들은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과 인공지능 등을 사용하는데 거리낌이 없으므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와 서로 지혜를 합친다면 상생의 시너지 모델이 나올 듯 하다.

< 김동철 공학박사 / 숭실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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