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로의 정책 전환(피벗)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가 연 2.75~3.0%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인하 시점과 폭을 두고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2분기부터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가까워지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연 3.5%에서 연 2.75%로 0.7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JP모간은 한은이 올 3분기와 4분기에 0.25%포인트씩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올해 10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이 예상한 올 연말 금리 수준은 연 3.0%다. LG경영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4분기로 전망했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상반기에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근거가 별로 없다”며 “미국이 금리를 내린 뒤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은에서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작년 1월 이후 일곱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선택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향후 금리 수준을 연 3.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위원이 두 명이나 나왔다. 기존에는 전원이 연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시장에서 퍼지고 있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경계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발표하며 “여전히 물가 오름세가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돌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 금통위원 다수가 바뀌는 것은 변수다. 최근 박춘섭 전 금통위원이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한 자리 생긴 데다, 조윤제·서영경 위원의 임기가 4월까지다. 금통위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조 위원과 서 위원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의 위원으로 교체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4월 총선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차주들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고, 경기 부양을 하기 위해 정치권이 기준금리 인하를 한은에 강력히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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