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탈당 및 이준석 전 대표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인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 중 첫 번째다. 지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천 위원장은 이제 당적을 버리고 이 전 대표의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개혁신당 합류를 발표했다. 그는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며 "깊은 고민 끝에 내부에서 단기간 내에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신당의 주적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아니라, 저출산, 지방소멸, 저성장과 빈곤과 같은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이라며 "하루가 지나면 잊힐 정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개혁신당을 '안주할 기득권이 없는 도전자 정당', '과거의 유산이나 빚이 없는 새로운 정당'이라고 소개하면서 "당 내부의 비민주성이나 시대착오적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진영논리나 선민의식의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며 "지역주의를 근본적으로 타파해 호남과 영남뿐만 아니라 일당 독점으로 국민들의 선택권이 제한된 지역에 강하게 도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0선의 30대 당대표를 탄생시켰던 노하우와 핵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유능함을 입증하겠다"며 "누군가는 권력에 기생해서 한 시절 감투를 얻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 비겁하지 않았고, 비겁하지 않았기에 국민을 닮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 개혁신당에 함께 가기를 청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천 위원장의 탈당 및 신당 합류 선언은 이 전 대표와 정치적 노선을 공유하고 있는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 중 처음이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이날 오후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 위원장 다음으로 탈당과 신당 합류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제 거취에 관해서는 다음 주 중 별도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고깃집 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며 내년 1월 중순까지 신속하게 창당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 전 국민의힘과의 재결합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제3지대 연합 가능성은 적극적으로 열어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