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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이젠 한동훈과 경쟁…총선前 재결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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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2011년 12월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지 12년 만이다. 20~30대 보수 청년 정치의 선두주자에서 당 대표까지 올랐던 그는 내년 ‘세는 나이’로 마흔을 앞두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당시 만든 회사를 빗대 “앞으로 저만의 NeXTSTEP을 걷겠다”고 했다. 애플의 필요로 결국 화려하게 복귀했던 잡스처럼 정치적으로 재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상계동의 한 고깃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 직책과 양지 출마도 제안받았지만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권력자 대부분이 “앞으로 길어야 10년 이상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그들과 달리 저는 제가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받을 확률이 높다. 누가 내는 대안과 제안이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보다 12살 어린 자신을 차별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 “한 위원장과 저는 이제 경쟁자 관계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보름달은 항상 지고, 초승달은 항상 차오른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원회 신고서를 제출했다”며 “오늘부로 가칭 ‘개혁신당’이란 이름으로 발족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정치적 동지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의 합류에 대해선 앞서 불참을 선언한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추후 함께하게 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각자 가장 명예로운 방식으로 본인 뜻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 전 국민의힘과 재결합할 것이란 관측은 일축했다. 신당을 통한 총선 출마와 관련해 “60~80명 정도 신당을 통해 출마 가능한 자원이 있다”며 “그분들에게 이미 연락이 갔고 개별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본인의 출마에 대해선 “상계동(서울 노원병)에서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잠시도 버려본 적 없다”면서도 “신당을 하게 되면 다른 역할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가 막 꾸려진 국민의힘은 일단 ‘이준석 신당’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뜻하는 바 이루기를 바란다”며 담담한 어조의 입장을 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청년층에 소구력이 있는 이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창당에 나선 이상 일부 보수표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지연/양길성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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